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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그런 이야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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꼭 무력으로 아프게 상처를 내고 위협을 가해야만 폭력이 아니질 않은가.

싫은 걸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다.

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까진 하지 않더라도,

같은 곳을 억지로 바라보라고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.

나는 그랬다고 생각했다.

나는 적어도 네가 싫은 건 강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.

그런데, 내가 싫은 건, 네가 좋은 것.

뒤집어 네가 좋은 걸 거부하는 건 네가 싫어하는 것..

나는 내 상처가 드러나고 덧나는 것이 싫고,

너는 거부당해 상처입는 게 두려워한다.

내가 한 발 물러서고 나면 나만 맞추고 져줘야 하는 피해자가 된 것 같고,

너가 한 발 물러서면 거부당함에 자존심이 상해한다.

네 기분이 이랬을까,

나는 내 존재자체가 부정당한 것 같아 속이 끓는다, 숨이 막힌다.

나는 숨막혀 하고 너는 네 요구가 받아들여짐에 안도하면 그걸로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?

앞으로도 계속 이럴까?

이런 절름발이 상태로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?

돌아서버리면 속이야 후련할지 모르지만 그 후폭풍이 무섭고 겁난다.

나는 나 혼자만 생각할 수가 없으니,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가 결코 가볍지가 않다...

그렇다고 이렇게 모래덮듯 임기응변으로 덮어버리면 과연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갈까?

나는 자꾸만 회의감이 든다.

그리고 무섭다, 앞으로도 이럴까봐..

아니, 더 나빠질까봐..


아무렇지 않은 듯 새로운 맘을 먹기엔 나는 상처가 크고,

너 역시 네 상처를 보느라 나를 염두에 둘 수가 없으니...


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?

아닌 척, 괜찮은 척, 행복한 척..


누군가 행복해지는 메뉴얼을 가지고 있다면 조르고 싶은 심정이다.

하나하나 쪽집게 강사처럼 짚어달라고,

변수마저도 다 예상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답을 달라고.

앨리스가 동굴에 빠졌을 때 이런 기분이였을까?

언제 끝나는 것인지,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 같은 기분이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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